책, 書

HAPPY ENDING - 박광수

xingfu 2010. 10. 11. 15:51

 

해피엔딩은 박광수의 포토 & 카툰 에세이집이다.

말 그대로 인생의 끝이 해피엔딩이 되길 바라는....될 수 있도록...

해피엔딩에 관한 글들이 사진과 함께 실려있다.

사람마다 같은 책을 보며 같은 감동을 받기도 하고 혹은 다른 감동을 받기도 한다.

친구가 강추한 이 책이 난 그다지... 

몇 구절 좋은 구절들이 있어서... 적어본다.

 

재미있니?

 

넌 왜 그렇게 사니?

언제까지 그렇게 살거니?

세상의 그 누구도 내게

알려주지 않는 정답을 가진 질문들을

속사포처럼 던진다.

나는 총 맞은 것처럼 그 자리에 쓰러져 버린다.

그렇게 납작 엎드린 채로

내게 조그맣게 묻는다.

....... 사는 게 재미있니?                                                                 

난 세상 사는게 재밌다. 아직 하고 싶은 것들이 있으니까....ㅋㅋㅋ

 

끝까지, 사무치게

 

사막을 알기 위해 세상의 모든 사막을 다닐 필요는 없다.

단 하나의 사막이라도 모래바람을 뚫고 끝까지 다녀왔다면,

그 것 으 로  족 하 다.

 

생선의 맛을 알기 위해 세상의 모든 생선을 다 먹어 볼 필요는 없다.

단 하나의 생선이라도 머리부터 뼈까지 남김없이 먹어봤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커피 맛을 알기 위해 세상으 모든 커피를 전부 마셔 볼 필요는 없다.

싸구려 자판기 커피라도 그 향을 가슴 깊이 음미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진정한 사랑을 알기 위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마주할 이유는 없다.

단 한 사람과의 사랑이어도 뼛속까지 사무치는 것이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것으로 족하다.

끝까지, 마지막까지, 사무치게.                                                                

끝까지, 마지막까지, 사무치게.... 난 그렇게 사는 편인것 같다.

 

놓치지 말아요

 

첫눈 내리는 겨울밤 골목길에 그와 함께 있을때,

오랫동안 미뤄 왔던 '사랑해!' 하는 고백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요.

따뜻한 햇살이 쏟아지는 어느 봄날,

작고 초라해진 아버지의 뒷모습을 느끼곤

아버지를 등 뒤에서 꽉 껴안아주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요.

별똥별이 떨어지는 어느밤,

소원을 빌 수 있는 찰나의 기회를 놓치지 말아요.

도심을 걷다 콘크리트 사이를 뚫고 나온 작은 들꽃을 보며

바쁜걸음 멈추고 잠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요.

시간의 간격이 벌어지면 더 힘들고 어색할 용서 구하는 일,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요.

하루하루 미루면 어느새 나보다 더 커져서 안아줄 수 없는 아이,

지금 안아줄 수 있는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 자신을 유심히 살펴볼 수 있는 기회,

그 순간을 조바심으로 놓치지 말아요.

슬픈 영화를 보다가 옆 사람 눈치를 보며 주저하는 눈물,

마음껏 울 수 있는 그 기회를 놓치지 말아요.

 

자주 찾아오지 않을 세상의 모든 작은 기회들을 놓치고 후회하지 말아요.

어쩌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 금 뿐 인  그  순 간 들 을.                                                                          

지금에만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 할텐데.....

 

불편한 답

 

누 군 가  그 랬 다 .

세상에 진실은,

그리고 답은 반드시 있다고.

만약 없다면 우리들이 그것을 찾기 위해

이토록 노력하진 않을 것이라고.

 

누군가 그랬다.

세상에 진실은,

그리고 답은 꼭 있다고.

하지만 그 진실과 답이 단 하나만은 아닐 거라고.

만약 하나뿐이었다면,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

그 답을 찾기 위해 여행했던 많은 이들이 이미 찾아냈을 테고

우리는 더 이상 그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하지만 그 진실과 답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아름답거나 명확하지 않다면?

그렇기에 이미 찾아냈던 사람들이 애써 덮어버렸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게 정답이 아닐 수도... 

 

그땐 좋았지

 

잡 지 를  보 다 가  반 가 운  얼 굴 을  만 났 다 .

가수이자 연기자인 김창완 아저씨.

사진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곤 인터뷰 기사를 꼼꼼히 읽었다.

아저씨 나름의 세상사는 이야기를 별 생각없이 읽어 내려가다가

어느 한 줄에서 그만 멈춰 버렸다.

 

기자 : '그땐 좋았지'라고 말할 만한 순간이 있다면, 그게 언제였나요?

김창완 : 막내가 죽기 전 어느 날이라고.....

 

그 기사를 읽고 나서, 내손에 잡히는 모든 것들을 다시 생각했다.

너무 손에 쉽게 잡혀서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게 되는 수많은 것들.

왜 우리는 일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걸까?                      

지금 내 주위의 모든 사람들, 모든 것들이 소중하다는것을 알고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랬구나.....,

그랬구나.....,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 일들이 있습니다.

내게는 당신과의 일들이

그러했습니다.

 

그랬구나.....,

그랬구나......                                                                                                

그때 그래서 그랬었구나.....

 

요절

 

어리석은 꿈 중에 하나,

요절하고 싶었지.

천재가 되고 싶었던 날들.

천재는 요절을 한다기에 나도 그들따라 요절 하고 싶었는데

살다보니 마흔줄을 훌쩍 넘어 버렸네.

어이쿠, 이제 죽어도 요절은 어렵겠네.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되는 일.                                                      

나도 요절하고 싶었는데.... 지금 죽으면 나는 요절인가?????ㅋㅋ

 

나이를 먹게 되면 언제나 젊었을때의 시절이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언제나 한층 더 그리운 것은 젊었을때의 행복이 아니라 그 시절에 품었던 소망이다.                 - 그레이

아직도 품을 수 있는 소망이 있기에 젊다고 생각하지만... 이 물리적인 나이는 어찌할 수 없다.